이달 초 출간한 회고록이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첫 사인회에 나섰다가 반전 시위대로부터 신발 세례를 받았다.
블레어 전 총리는 4일 오전 10시 30분경 아일랜드 더블린 시내의 한 서점에서 열린 회고록 ‘여정(A Journey)’의 사인회에 참석하다 이런 봉변을 당했다. 서점 근처에 모여 있던 시위대는 블레어 전 총리가 차량에서 내리자 일제히 그를 향해 신발 계란 병 등을 던지며 “도살자 블레어를 체포하라”고 외쳤다. 다행히 블레어 전 총리는 투척물에 맞지 않았고 우산을 든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급히 건물로 들어갔다.
친팔레스타인계 시민이 포함된 200여 명의 시위대는 블레어 전 총리가 이라크전 참전 결정으로 수백만 명을 숨지게 했기 때문에 대량학살 혐의로 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 블레어 전 총리가 인터뷰를 하기 위해 방문한 더블린의 한 방송국 앞에서도 시위를 벌였다.
블레어 전 총리가 사인회를 가진 건물은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시민들은 건물 입구에서 가방과 휴대전화를 맡겨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블레어 전 총리는 2시간 동안 서점에 있던 200여 명과 서점 밖에서 줄을 서 기다리던 100여 명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준 뒤 낮 12시 40분경 떠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4명을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한 뒤 일단 귀가시켰다.
블레어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이라크전에 대해 “희생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참전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블레어 전 총리는 4일 방송된 BBC 인터뷰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이슬람교도의 극단화를 부추긴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슬람 극단주의가 지구촌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