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국식 해병대’ 창설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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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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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남부 난세이제도 유사시 방위 공백”

일본 방위성이 본토에서 남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낙도의 방위를 위해 수륙양용부대(해병대) 창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방위성은 올해 12월에는 육해공 3군을 동원한 대규모 섬 탈환 훈련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동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사훈련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조치다.

신문에 따르면 방위성은 규슈(九州) 남부의 난세이(南西) 제도 방위를 전담하는 해병대 창설을 계획 중이다. 난세이 제도는 일본 규슈 남단과 대만 사이에 1000km 이상 길게 늘어선 열도로 2500여 개의 섬이 있다. 이 가운데 육상 자위대가 주둔해 있는 섬은 쓰시마(對馬)와 오키나와(沖繩)뿐이다. 나머지 섬은 육상자위대 서부 방면대(사령부 구마모토·熊本)가 관할하고 있지만 지역이 너무 넓어 사실상 방위 공백지로 놓여 있다. 이 지역 방어를 위해 육상자위대의 일부를 수륙양용부대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위성은 규슈 남부 방위를 담당하는 제8사단 일부와 제15여단 보병연대를 수륙양용부대로 개편할 계획이다. 육상에서의 유사사태 또는 재해 발생 시 파견되는 기존 임무에 더해 섬이 적에게 점거될 경우 진지 확보 및 섬 탈환 임무가 추가된다.

방위성은 미국 해병대를 모델로 삼고 있다. 방위성은 이미 2006년 1월부터 미 캘리포니아 주 해병대훈련장에 육상자위대 부대를 파견해 해안상륙 공동훈련을 계속해왔다. 12월 실시 예정인 섬 탈환 훈련에도 미 해병대가 참여하기로 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난세이 제도 방위에 부쩍 신경을 쓰는 것은 중국이 이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등 긴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4월에도 중국이 최첨단 잠수함 등을 앞세워 오키나와 인근에서 훈련을 해 일본이 거세게 항의했다. 일본은 2004년부터 남부 도서(島嶼)지역에 대한 침략 대응을 염두에 두고 냉전시대 구소련 침공을 상정한 북방중심의 방어태세에서 남부지역 방어태세로 전환하는 중이다.

방위성 측은 이번 계획에 대해 “오키나와에 미 해병대가 주둔하고 있지만 미군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으로 난세이제도를 방어할 능력이 있음을 중국에 보여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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