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한덕수대사 ‘FTA세일즈’ 집중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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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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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비준이 세금 한푼 안 걷고 美 경기부양할 기회”

“시민들에게 세금을 한 푼도 걷지 않고 미국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확실한 기회입니다.”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거론할 때 등장하는 익숙한 메시지다. 하지만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연단에 선 주인공은 미국의 지역상공인이 아니라 미국 경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

워싱턴포스트는 23일 한 대사가 연초부터 미국 전역을 돌며 한미 FTA 비준을 촉구하는 ‘아웃리치’ 프로그램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한국과의 자유무역은 미국의 경기부양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한미 FTA 비준을 위한 한 대사의 노력을 소개하면서 이 협정이 3년 동안 비준되지 못한 이유,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 등을 집중 보도했다.

한 대사는 “더 많은 포드와 GM 자동차가 서울에서 달리는 것을 보고 싶다”며 한미 FTA가 비준될 경우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미국 자동차업계는 오히려 득을 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행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한미 FTA는 미국의 대(對)한국 수출을 매년 100억 달러씩 늘리고 미국에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반대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FTA 반대론자들은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미국이 얻을 혜택이 한국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각한 상황이고 실업률도 10% 근처에서 고공행진하고 있어 오히려 FTA가 미국 내 일자리를 더욱 줄어들게 할 것이라는 피해의식이 만만찮다는 것이다. 포드차의 경우 한미 FTA가 발효돼도 한국의 자동차시장 개방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세력인 노조는 FTA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회에선 민주당 의원 100명이 지난달 “한미 FTA는 일자리 죽이는 협정”이라며 현 상태로는 통과시키지 못하겠다는 서한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기도 했다.

한국은 삼성과 LG, 현대 같은 국제적인 브랜드 가치를 가진 경제 강국이지만 무거운 관세를 물려 미국 자동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특히 비관세 장벽은 ‘악명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후보 때 FTA를 비판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많은 양보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며 “11월 중간선거 직후 이 대통령을 만나 보완된 한미 FTA를 논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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