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美, 재정적자 줄이기 ‘홍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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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긴축안 반발 공공노조 파업-수십만명 시위
오바마, 연방기관들에 “예산 5% 삭감 방안 찾아라”

유럽 미국 등 세계 주요국들이 재정적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페인 덴마크 등 유럽 국가의 노동조합이 정부의 재정긴축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고 미국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연방정부 기관들에 5% 예산감축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스페인에서는 정부의 재정긴축안에 항의해 공공노조가 8일 파업에 돌입하고 수십만 명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공무원 임금 5% 삭감과 연금지급액 동결, 출산장려금 지급 폐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50억 유로 규모의 재정긴축안을 확정했었다. 스페인 노동계는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무원 급여 삭감, 계약직 확대 등을 핵심 내용으로 추진 중인 노동개혁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파업 배경을 밝혔다.

2004년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의 사회당 정부가 출범한 이래 처음 단행된 이번 파업으로 공립학교와 공공병원 등이 상당수 문을 닫았고 초고속 열차 운행이 크게 지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스페인 노조는 정부가 공무원 급여 삭감 등의 계획을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파테로 정부는 노조의 반대에도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계획을 거두어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사파테로 정부는 작년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1.2%까지 급증한 재정적자를 2013년까지 유럽연합의 안정성장협약 기준인 3% 이내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덴마크에서도 이날 4만여 명의 노조원들이 정부의 긴축재정안에 반발하며 의회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실업수당 지급 기간을 2년으로 줄이는 등의 재정긴축안을 발표했다.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정부 기관들에 예산을 5% 삭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을 요구했다.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은 이날 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 예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연방기관들에 5% 예산 삭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재정적자 문제로 AAA의 신용등급을 위협받고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이날 영국이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피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2008년 이후 영국의 재정적자 증가율이 최고 신용등급 AAA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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