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갱단 습격에 비상사태 선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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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코크 체포 막아라”
수도 한복판 경찰서 공격

자메이카 수도 킹스턴에서 무장괴한들이 마약과 무기밀매 혐의로 수배된 갱단 두목 ‘마약왕’에 대한 체포를 막겠다며 23일 경찰서 4곳을 습격하는 총격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민간인 1명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두더스’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진 갱단 두목은 크리스토퍼 코크로 마약과 무기밀매 혐의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마약왕’으로 지목한 사람. 미 법무부는 자메이카 경찰에 신병 인도 요청을 해 놓은 상태로 자메이카 경찰은 현재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한편 주민들은 코크가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치안을 도맡아온 ‘대부’라며 ‘두더스를 내버려둬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코크 지지자들은 수도 서부 티볼리 가든과 인근 지역을 쓰레기차량과 철조망으로 막아 놓은 상태다. 경찰과 지지자들 사이의 대치는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오언 엘링턴 경찰국장은 “공격 규모로 봤을 때 전국에서 수십 명의 갱단 범죄조직이 싸움에 가담하려 킹스턴 서부로 합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총격이 일어나기 전 경찰은 코크에게 자수를 권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자 브루스 골딩 총리는 즉각 내각회의를 열어 킹스턴 서부와 인근 세인트앤드루스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는 최소 한 달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소개령을 내린 골딩 총리는 “킹스턴은 폐쇄되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지역 내 학교와 점포 등은 정상적으로 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은 22일 자메이카 여행 금지 경보를 내렸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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