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자이 예의 갖춰 맞으라” 오바마, 외교안보팀에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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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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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사진)을 좀 더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라.”

10일부터 시작되는 카르자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외교안보팀에 이같이 권고하며 ‘말을 조심하라’고 입조심을 지시했다.

9일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외교안보팀을 소집해 “카르자이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더는 공개비판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카르자이 대통령이 지난해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점을 들어 “그는 앞으로 4년 반 동안 우리와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라며 예의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 몇 주일간 미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미국 측이 선거감시기구를 대통령 영향력 아래 두려는 노력을 방해하고 아프간의 부정부패 문제를 부각해 자신을 흠집 내려 하자 가시 돋친 말들을 쏟아냈다. 또 익명의 미 관계자는 “카르자이 대통령의 동생인 아메드 왈리 카르자이 칸다하르 주 의회 의장이 부패 및 마약거래에 연계돼 있다”며 미군의 살해 및 체포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는 내용을 언론에 흘리기도 했다.

잇따른 모욕적인 언사에 화가 난 카르자이 대통령은 3월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을 다녀간 뒤 며칠이 지나 “계속 압박한다면 무장세력 탈레반에 가담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공개 비난을 주고받는 사이 아프간 전쟁에 대한 미 국민의 지지도는 계속 하락해 더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카르자이 대통령의 이번 방미를 통해 감정싸움으로 손상된 양국 관계가 회복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장장 3시간여에 걸쳐 카르자이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 오찬을 갖는다. 오마바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백악관에서 이같이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도 만찬을 할 예정이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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