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사망자 논란, 승려들 자체 집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0일 17시 34분


중국 칭하이(靑海) 성 위수(玉樹) 짱(藏·티베트)족 자치주 위수 현 지진 사망자 숫자에 논란이 있는 가운데 티베트 승려들이 독립적으로 집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쓰촨(四川) 성의 세르다 라롱 사원은 승려 1000명을 위수현에 파견해 구조를 돕고 정확한 사망자 수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에는 칭하이(靑海) 성 밖의 다른 티베트 사원들도 참가할 예정이다. 위수 지진의 피해자는 대부분 티베트족인데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장례식에 승려들이 참석해 승려들이 가장 정확히 사망자 숫자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위수현의 한 티베트 승려는 각 사원에 사망자 숫자를 보고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위수지진구조 지휘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현재 지진 피해자는 사망 2046명, 실종 193명 그리고 부상 1만2135명(중상 1434명)이다. 하지만 위수 현 제구(結古) 진의 한 승려는 17일 집단 화장 때 화장한 시신만도 2110구라고 밝혔다. 또 다른 승려는 이름 성별 주소 등이 확인된 1800명에 대한 장례식이 치러졌으며 가족들이 사망했으나 시신을 인도하지 않은 숫자가 1500명에 이른다고 밝혀 사망자 수가 서로 크게 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타이베이(臺北) 주재 대표로 고향이 위수 현이라는 다와 체링 씨는 19일 대만 관영 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진으로 인한 사망 숫자는 중국 당국의 공식 통계보다 훨씬 더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진 후 위수 현의 친구 친척들과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있다며 자신의 숙모 가족 8명도 모두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18일 위수 현의 한 초등학교에서 티베트 승려들이 50구 이상의 시신을 수습했지만 정부 관리가 "몇 명이나 죽었느냐"고 묻더니 사망자 수를 반으로 줄이자고 했다며 티베트 승려들이 당국의 사망자 통계에 대해 불신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지진 발생 1주일인 21일을 전국 애도일로 선포하고 지진 발생 시간인 오전 7시49분부터 3분간 묵념하기로 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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