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격렬한 반정부 시위와 대규모 유혈사태 뒤 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를 수립한 야당 연합이 통치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AFP통신은 로자 오툰바예바 전 외교장관을 수반으로 하는 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가 기존의 대통령 중심제를 의원내각제로 전환하겠다고 9일 밝혔다고 보도했다.
오무르베크 테케바예프 과도정부 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과도정부 구성원 대부분이 의원내각제를 지지한다”며 “나는 과도정부로부터 새로운 체제를 법제화할 자격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과도정부는 앞으로 6개월간 정치체제를 정비하면서 의원내각제를 도입하고 총선을 실시할 방침이다. 키르기스스탄은 그동안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대통령과 그의 아들에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부정부패 등 고질적인 정치적 문제점을 드러내 왔다. 또 과도정부는 “시위대에 발포한 보안군에 대한 조사와 함께 군부를 장악했다”며 “내전을 피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테케바예프 부대표는 수도를 탈출한 바키예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가 정국의 혼란을 부채질할 경우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11일 키르기스 라디오방송이 전했다. 앞서 바키예프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과도정부를 비난하며 ‘유혈 분쟁’을 경고했다.
한편 AP통신은 10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오툰바예바 수반에게 전화해 과도정부에 안정 회복을 촉구하고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또 클린턴 장관은 키르기스스탄 마나스 미 공군기지의 중요성을 설명했으며, 오툰바예바 수반은 기존 협정을 준수할 것을 재확인했다고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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