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의 공습… 日 종이책 우왕좌왕

  • 동아일보

아이패드 이어 킨들 곧 상륙
“책 유통경로 늘것” 기대 속
“종이책 몰락할라” 초긴장

‘전자책은 시들어가는 일본 출판업계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아마존닷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이 일본 상륙을 준비하고 애플의 아이패드가 판매를 시작하면서 출판강국 일본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자책 단말기가 서적 판매 채널의 확대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미국의 거대 전자서적업체들이 일본의 종이 출판업계를 몰아낼 것이라는 위기감도 있다.

일본의 전자책 시장 규모는 2009년 말 현재 460억 엔 수준으로 아직 여명기에 불과하다. 그나마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보고 있어 단말기 보급률은 낮다. 그러나 일본 민간조사회사인 후지키메라 종합연구소는 일본 내 전용단말기 보급대수를 올해 950만 대, 2014년에는 25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책 시장도 향후 4년간 3000억 엔으로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전자책 시장이 단기간에 급성장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전자책 시장의 선두주자인 아마존이 조만간 일본 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미국 내에서 킨들을 판매하기 직전 신간과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 9만여 점의 콘텐츠를 확보했다. 아마존의 일본 법인인 아마존저팬 역시 서비스를 앞두고 인기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또 일본 내에서 아이팟과 아이폰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처럼 아이패드 역시 출판업계의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기 경제침체 여파로 지난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2조 엔 밑으로 떨어진 일본 출판업계는 한편으로는 전자책 시장에 기대감을 나타내고는 있다. 킨들이나 아이패드는 컴퓨터를 경유하지 않고 직접 내려받기가 가능해 관련법만 정비되면 판매가 늘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성향이 강한 일본 출판업계는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 지금까지는 출판사와 작가가 의논해 출판 여부와 가격을 결정했지만 아마존과 같은 유통회사가 끼면 가격 결정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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