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찜하자”… 日, 볼리비아에 엔貨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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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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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돈과 기술을 무기로 자원 보유국을 유혹하고 있다. 자원개발과 직접 관련 있는 사업만 지원해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발전소, 태양광 패널 보급 등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치열해지고 있는 자원 확보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의도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볼리비아 남서부 라구나콜로라다 지역에 건설 중인 100MW급 지열발전소에 5, 6월경 수백억 엔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발전회사들은 이 발전소의 운영 및 인재교육 등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일본은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시내의 병원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위해 4억4000만 엔(약 52억3000만 원)의 자금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또 알파카 털을 이용한 섬유산업 육성과 디지털TV 방송의 도입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일본이 인구 925만 명인 남미의 내륙국가에 이처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볼리비아 서부의 우유니 호수에 묻혀 있는 리튬 때문이다. 리튬은 휴대전화와 전기자동차 등 2차전지 제조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자원으로 이곳에는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이 묻혀 있다. 볼리비아가 올해 상반기에 우유니 호수 개발기업을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브라질 등이 최근 치열한 수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자원 관련 개발사업에만 엔 차관을 제공해오던 관행을 깨고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지원 대상이 자의적이 될 수 있고 지원액도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자원개발과 관계가 없는 사업에는 경제 지원을 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경제 지원의 폭과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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