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월드 “8년내 채무상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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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 95억달러 지원받아 채권단에 제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정부는 지난해 11월 채무상환유예를 선언해 충격을 줬던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에 95억 달러(약 10조84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25일 발표했다. 두바이월드도 같은 날 채무 원금을 8년 안에 다 갚겠다는 채무조정안을 내놓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두바이 정부가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의 채무 상환을 돕기 위해 두바이금융지원펀드(DFSF)를 통해 95억 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두바이 정부는 지난해 빌린 아부다비 정부의 지원금에서 57억 달러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조달할 방침이다. 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 등에 따르면 두바이 정부는 아부다비 정부로부터 추가로 금융지원을 받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두바이월드는 만기일 연장을 통해 채무 원금의 전액 상환 방안을 채권단에 전달했다. 채무조정안에 따르면 두바이월드가 갚아야 할 채무 규모는 DFSF 지원금을 제외해도 142억 달러에 이른다. 두바이월드 측은 “5년 만기와 8년 만기의 2가지 채권을 발행해 원금 전액을 갚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두바이월드는 그간 전액 상환 안과 채무의 일부 탕감을 요구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해왔다. 그러나 두바이 정부가 전격적인 지원 방침을 밝힌 데다 탕감 요구는 채권단이 거절할 확률이 높아 전액 상환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월드의 에이든 버킷 구조조정책임자는 “이번에 제시한 채무조정안은 채권단과 회사를 위한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재정 지원이 두바이월드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바이 정부 및 두바이월드의 발표 직후 두바이 종합주가지수 역시 전날 대비 4.31% 급등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국 스탠더드차터드, HSBC 등 97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이번 채무조정안을 상세히 검토해 조만간 수용 여부를 밝힐 방침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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