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갈등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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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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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착촌 신축 -유대교회당 재건축 밀어붙여
하마스 ‘분노의 날’ 선포… 팔, 수백명 격렬시위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정착촌 신축계획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조직 하마스가 16일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민중 봉기)’를 외치고 이날 하루를 ‘분노의 날’로 선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이 예루살렘 난민촌 인근에서 불붙인 타이어와 쓰레기통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친 뒤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고무탄과 섬광수류탄, 최루탄으로 맞섰고 이 과정에서 적어도 6명의 경찰이 다치고 42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체포됐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따르면 시위대 8명이 뼈가 부러지고 눈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수십 명이 시위 현장에서 응급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이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정치국 무사 아부 마르주크 부위원장은 알자지라방송에 “모든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과의 싸움을 위해 일어서야 한다”며 인티파다를 촉구했다. 또 가자지구에서는 주민 수천 명이 “우리의 피, 우리의 영혼으로, 우리는 예루살렘을 위해 희생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치러진 ‘후르바 시나고그(유대교 회당)’의 재건축 봉헌식이 격렬 시위를 더욱 부추겼다고 전했다. 이 시나고그는 1948년 제1차 중동전쟁 때 파괴됐고 2002년 재건축이 시작돼 8년 만에 완공됐다. 이 신문은 시나고그가 이슬람 3대 성지인 알 아크사 사원 근처에 세워진 데다 이 시나고그의 백색 돔이 멀리서 보면 이슬람 사원 지붕보다 높아 이슬람교도들을 더욱 자극했다고 전했다. 시리아에 망명한 하마스 지도자 칼레드 메샤알은 AFP통신에 “이 시나고그의 재건축은 알 아크사 사원의 파괴와 예루살렘 성전의 재건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지역에 들어선 시나고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정착촌 신축에 대한 이스라엘의 고집은 미국까지 자극하고 있다. AFP통신은 미국이 16일 밤으로 예정됐던 조지 미첼 중동 특사의 이스라엘 방문을 갑자기 연기했다고 전했다. NYT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20년 만에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평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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