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6일 03시 00분


고속도로 점거-대학건물 난입
30여개 주서 과격시위 잇달아

미국에서 경기침체로 주립대 지원 예산이 줄고 등록금이 대폭 오르면서 이에 반발하는 학생과 교수들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주립대 재정지원 삭감과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은 4일(현지 시간) 미 전역 30여 개주의 100여 개 대학 캠퍼스와 주 의사당 등지에서 수업 거부와 반대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시위대 150여 명이 오클랜드 인근 고속도로의 차량 통행을 방해하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새크라멘토에서도 시위대가 고속도로를 점거하려다 경찰의 최루탄 세례를 받기도 했다. 밀워키에 있는 위스콘신대에서는 대학 건물에 난입하려던 시위대 16명이 체포되는 등 다른 주에서도 과격 시위가 벌어졌다.

학생들은 4일을 ‘공교육 수호를 위한 행동의 날’로 정하고 주정부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주립대 등 공립대에 대한 재정지원을 대폭 축소함에 따라 등록금 인상과 교수 등 교직원 감원, 그리고 강좌 폐쇄 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 대학 등록금 인상 반대시위는 작년 말 캘리포니아대(UC)가 주정부의 긴축정책 속에 학부생 등록금을 32%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촉발해 3월부터는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주립대에 대한 재정지원을 2008∼2010학년도에 10억 달러가량 삭감함에 따라 대학들은 등록금을 대폭 인상했고, 교수들에게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한편 도서관 운영시간을 단축하는 등 긴축운영에 돌입했다. 학생들의 등록금은 2002년에 비해 182% 인상된 상태다. 캘리포니아 교수협의회장인 릴리언 타이즈 회장은 “주정부가 주립대 지원 예산을 대폭 축소함에 따라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은 대학교육을 받을 기회가 더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정부가 35개 주립대 예산을 6억 달러 줄이기로 해 대학들이 등록금을 35% 인상하려는 남부 조지아 주에서도 4일 주요 캠퍼스별로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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