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군, 차량 3대 오폭… 아프간 민간인 27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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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연합군의 오폭에 따른 민간인 희생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아프간 정부 각료회의는 “21일 다이쿤디 주 구즈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이 차량 3대를 폭격해 적어도 27명의 민간인이 숨졌다”며 “사망자 중에는 여성 4명과 아이 1명이 포함돼 있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나토군 총사령관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오폭에 따른 민간인 희생은 아프간에서 아주 민감한 사안이다. 연합군 군사 작전의 정당성과 아프간 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돼 안정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합군이 13일부터 1만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탈레반의 거점인 마르자에 대공세를 진행하고 있어 민간인 피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20일 의회 연설에서 “연합군은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연합군도 민간인 보호를 약속했다.

하지만 14일 미군의 오폭으로 아프간 민간인 12명이 숨졌고, 15일에도 연합군의 공습 작전 과정에서 민간인 5명이 숨졌다. 18일에는 연합군의 폭격으로 아프간 경찰관 7명이 목숨을 잃는 등 오폭 사건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 주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15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이 지역의 유력 지도자인 하지 자만 감샤리크 씨가 포함돼 있다. 낭가하르는 최근 부족 지도자들의 노력으로 탈레반 세력이 크게 약화된 지역이어서 민간인 희생에 대한 탈레반의 보복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중부군 사령관은 21일 “이번 마르자 공세는 앞으로 12∼18개월 동안 계속될 군사작전의 첫 단계일 뿐”이라고 말해 대대적인 공격이 계속될 것임을 내비쳤다. 또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공격 목표는 칸다하르 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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