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급변사태 등 대비… 美, 3개 시나리오 운용중”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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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군사위 청문회서 밝혀
“남한지원 지상군 투입” 강조

스티브 스탠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군구조자원 담당 국장(중장)은 4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이외 지역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의 대비책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3개의 시나리오를 선정해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스탠리 국장은 “이 시나리오 중에는 물론 한국도 포함된다”며 “우리는 단순히 군의 능력을 키운 게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3가지 경우의 수에 맞춰 실험을 했다”고 강조했다.

스탠리 국장은 “이런 실험은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각 급변사태에 따라 투입되는) 지상군의 규모를 시험해본 결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현재 남한의 미군을 지원할 지상군이 투입될 것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한반도 이외 나머지 2개 지역은 대만과의 양안(兩岸) 분쟁을 상정한 남중국 일대와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란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리 국장의 이날 언급은 미국이 해당 지역별 작전계획을 갖추고 있으며 이미 시나리오별로 상당한 정도의 작전계획을 갖춘 상태에서 여러 차례 모의훈련을 치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방부가 1일 발표한 2010년 4개년 국방태세검토보고서(QDR)에서도 북한을 포함한 실패한 국가나 취약국가가 대량살상무기(WMD) 또는 핵무기 보존에 실패하는 등 급변사태(contingency)가 발생하면 이에 개입하는 것을 적극 고려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날 군사위에서 의원들은 미국이 과연 두 개 이상의 전쟁에서 효과적인 작전 수행을 할 수 있는 준비태세가 돼 있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 특히 공화당의 벅 매키언 의원(캘리포니아)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미군 병력이 다수 머물고 있는데 한국에서 (북한의) 중대한 기습공격 등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고 물었다.

미셸 플러노이 국방부 차관은 “우리는 그런 종류의 시나리오를 들여다봤다”며 “이곳에서 기밀사항을 자세하게 얘기할 수 없으나, 그런 종류의 사태에서 미국은 해군과 공군을 집중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분쟁지역) 동맹의 지상 전력을 도와줄 수 있는 충분한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3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수행하고 있는 미군의 임무 탓에 한국에 지상군이 신속하게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지상군 투입의 지연에 따른 초기 공백은 해군과 공군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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