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는 전형요소중 하나일뿐…한국학생들 점수 올인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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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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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美10개大 관계자 인터뷰
전공관심-특별활동-소질 등
다양한 잠재력 종합적 고려
한국 입학생들 성과 훌륭해
이번 일로 불이익 없을것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문제지 유출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미국의 주요 대학들은 “SAT 성적은 여러 전형요소 가운데 하나로 이 점수가 입학을 결정짓는다고 믿는 것은 큰 착각”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한국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1, 2일 이틀 동안 전화와 e메일로 미국 내 20여 개 주요 대학 입학처와 홍보처 관계자들에게 이번 SAT 문제유출사건에 대한 의견을 직접 물어봤다. 이 가운데 인터뷰에 응한 예일, 컬럼비아, 프린스턴, 하버드,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캘리포니아공대, 코네티컷, 조지타운, 예시바, 웰즐리 등 10개 대학은 “SAT 성적이 미국 대학 입학의 당락을 결정적으로 좌우하지 않는다”며 “SAT에 ‘올인’하기보다는 인터뷰 등 다른 중요한 전형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대학은 SAT 문제 유출사고와 관계없이 현재 입학 정책의 틀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SAT 부정행위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전형의 일부에 불과한 만큼 지금까지 해온 입학사정방식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한국 학생들이 미국대학 진학시 불이익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이 사건 하나로 한국 학생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대학은 한국 수험생들의 ‘SAT 올인 분위기’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 학생들의 교육열은 높이 평가하지만 미국 대학의 입학 전형은 학생의 다양한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만큼 SAT 성적이 높다고 입학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것.

예일대 도리 베이커 홍보처 차장은 “입학사정에서는 고등학교 성적뿐만 아니라 수업 외 활동 등 학생들이 경험한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SAT 성적과 같은 ‘숫자’는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가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프린스턴대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캐스 클리엇 언론담당관은 “인터뷰 등 다양한 전형을 통해 개개인의 능력 하나하나를 모두 고려할 수 있도록 입학전형을 설계한다”고 밝혔다. 성적으로 나타난 능력 외에도 전공 관심도, 특별활동, 기술, 재능, 경험뿐만 아니라 운동이나 예술적 재능, 지역, 사회경제적 위치, 인종, 민족 등이 모두 포함된다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들도 내놓았다. 캘리포니아공대 오언 월스 입학사정관은 “이번 사태가 아무리 심하게 번져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국 학생 전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SAT가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미국 대학관계자들의 의견은 실제 입시전문가들의 목소리와도 일치했다. 유학업체 시그마에듀케이션 김형범 대표(54)는 “미국 명문대 입학생의 SAT 편차를 보면 상위 20%와 하위 20%의 SAT 점수 차이는 200점 이상 나는 경우도 많으며 만점자의 합격률은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어차피 만들어진 스펙은 걸러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학생이 스스로의 관심분야를 개발해온 ‘진짜 스펙’을 키워야 차별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계약을 거부하는 유명 SAT 강사 손모 씨(38)를 납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R어학원 대표 박모 씨(40)는 3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박 씨를 상대로 손 씨의 납치를 지시했거나 납치에 직접 가담했는지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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