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매각 무산될 때 파산 공포감에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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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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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슨 前 재무장관 회고록 출간

“(리먼브러더스 매각이 무산된 뒤) 앞으로 우리 앞에 닥칠 일들을 생각하니 공포가 엄습했다.”

2008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맞아 금융구제 작업을 진두지휘했던 미국의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사진)의 회고록 ‘벼랑 끝에서(On the Brink)’가 1일(현지 시간) 출간됐다. 폴슨 전 장관은 이 회고록에서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숨 가쁘게 진행된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몰락 위기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하려던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켄 루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오전 7시경 폴슨 전 장관과의 통화에서 “리먼브러더스의 자산 가치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나쁘다”며 인수 철회 의사를 밝혔다. 폴슨 전 장관은 이날 오전 8시경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의 회장, 사장 등과 콘퍼런스 콜(전화 회의)을 했다. 이때 바클레이스는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굳혔다. 13일 리먼브러더스의 매각이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다음 날 영국 정부가 바클레이스의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불허하면서 상황이 급박해졌다. 폴슨 전 장관은 앨리스터 달링 영국 재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달링 장관은 “영국 정부가 떠안기에는 너무 큰 리스크”라고 잘라 말했다. 폴슨 전 장관은 달링 장관과의 통화를 끝낸 뒤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대한 공포감이 엄습해 온몸이 떨렸다”고 회고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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