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NO’라고 말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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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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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이 대만에 약 64억 달러의 무기 판매를 승인하자 중국이 즉각 미-중 군사교류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중국은 대만행 무기 판매에 참여한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 방침까지 밝혔습니다.

대만에 무기를 팔려는 미국의 계획은 중국에게는 기분 나쁜 일이기는 합니다. 미국이 수출하기로 한 품목은 블랙호크 헬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소해정, 하푼 미사일, 다기능 정보유통 시스템입니다. 미국은 방어용 무기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에서 보면 대만의 군사력을 키우는 위협적인 장비들입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여 대만과는 외교관계를 끊었습니다. 그러면서 무기판매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이익과 함께 중국과 대만 사이에 '힘의 균형을 통한 평화'를 유지하려는 군사적 정치적 노림수가 작용한 것이죠.

미국은 변명을 합니다. 이번 수출은 전임 정부가 결정한 110억 달러 상당의 무기 판매 계획의 일부이고, 대만이 원하던 디젤잠수함과 F16 전투기는 제외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도 중국의 반발은 전례 없이 강경합니다. 중국의 반응은 과거와는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납니다. 군사교류 중단 등 4개항의 대응조치를 내놓는데 17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외교 국방 등 직접 관련 부처는 물론 국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를 비롯한 유관 부서가 총출동하다시피 했습니다. 관영 인터넷 매체가 주도한 항의 연대 서명에는 불과 이틀 만에 3억 명 가량이 참여했습니다. 미국의 베오그라드 중국 대사관 오폭과 하이난도 상공에서의 미중 군용기 충돌로 인명 피해가 났을 때 중국 정부가 시위 자제를 요청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입니다.

중국이 변한 것입니다. 어느 덧 미국과 함께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G2가 된 중국의 힘이 드러나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중국의 힘은 미-중 관계에서만 발휘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코펜하겐 지구온난화 정상회의에서도 세계 각국이 중국의 행보를 주시했습니다. 6자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논의에서도 중국의 역할이 커지면 커졌지 줄지는 않을 겁니다. 중국의 변화를 예견하고 현명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한 국가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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