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줄테니 지갑 열어라” 中 ‘무담보 대출 公社’ 첫선

  • 동아일보

내수진작 위해 3곳 설립 허가

중국에서도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소비금융 전문업체가 등장한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은행감독회가 6일 중궈(中國)은행, 베이징(北京)은행, 청두(成都)은행에 소비금융공사 설립을 허가했다고 7일 보도했다.

소비금융공사는 은행과 달리 일반인의 예금을 받지 않는다. 자본금을 종잣돈으로 소비자들에게 무담보로 단기간 상환을 조건으로 소액을 대출해 주는 것이고 ‘비은행 금융기관’으로도 불린다. 이미 금융업이 성숙한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도 이 같은 ‘비은행 금융기관’은 소비 진작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구에서는 이미 40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중국에서 이 같은 금융업을 시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소비금융공사 설립 허가로 “중국 금융업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평가했다.

중궈, 베이징, 청두은행은 각각 상하이(上海)와 베이징, 청두를 지역 기반으로 해 다른 업체나 기관과의 지분 합작으로 공사를 설립해 운영한다. 상하이 푸둥(浦東)에 위치할 중궈은행 주도의 공사는 총자본금이 5억 위안(약 850억 원) 규모로 중궈은행이 2억5500만 위안(지분 51%)을 투자하고, 바이롄(百聯)집단과 루자쭈이(陸家嘴)금융발전공사 등도 참여한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에서는 중소기업들도 신용 검증이 어려워 대부분 국공영인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소액이지만 담보 없이 간단한 절차만으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상하이국제금융학원 루훙쥔(陸紅軍) 교수는 “소비금융공사 설립은 지난해 12월 국무원 중앙공작회의에서 올해 내수 확대를 추진하기로 한 것과도 관련이 깊다”며 “중국에서도 금융혁신을 통해 소비 진작 등 내수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의 리쉰레이(李迅雷)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진작은 물론이고 중국 금융업 체계를 갖추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올해 소비금융 전문 공사 설립 외에도 내수 진작을 위한 다른 금융제도 개혁이나 조치들을 잇달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신화통신은 덧붙였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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