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少林寺 증시 상장 무산

  • 동아일보

“사찰 상업화” 비난 의식한 듯

“사오린(少林)사의 입장료 수입을 토대로 홍콩 증권회사에 상장한다는 소식은 사실과 무관합니다.”

중국 무술 쿵후(功夫)의 본산으로 유명한 허난(河南) 성 덩펑(登封) 시에 있는 사오린사를 홍콩 증시에 상장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많은 가운데 정푸린(鄭福林) 덩펑 시 시장이 정면 부인하고 나섰다.

덩펑 시는 지난해 12월 중순 홍콩 중뤼(中旅)그룹과 ‘쑹산사오린(嵩山少林)문화관광유한공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하면서 ‘사오린사 상장론’이 불거졌다. 이 회사는 자본금 1억 위안(약 170억 원)으로 중뤼그룹이 51%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되 덩펑 시도 사오린사의 자산과 입장료 수입을 바탕으로 49%의 지분을 갖는 것으로 2011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시장은 지난해 12월 30일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합작회사의 설립 계획을 인정했다. 다만 “새 회사는 사오린사는 물론이고 덩펑 시의 많은 문화 종교 유적들을 관리하고 여행 개발 사업을 벌이기 위해 설립되는 것”이라며 “사오린사의 입장료 수입은 전적으로 사오린사에 귀속된다. 따라서 사오린사를 상장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사오린사의 연간 입장료 수입은 약 1억5000만 위안(약 25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오린사는 그동안 스융신(釋永新) 방장의 ‘기업형 경영’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스 방장은 지난 10년간 국내외에 29개의 분원을 만들어 세 확장에 나서는 한편 사오린사를 상표로 한 각종 제품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벌여 왔다. 정신수양을 하는 사찰이 지나치게 돈벌이에 열을 올린다는 눈총도 받아 왔다. 사오린사의 증시 상장이 사실상 무산된 것은 사찰 측과 상의 없이 덩펑 시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 한 데도 요인이 있지만 ‘사찰 상업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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