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담배값 인상…한갑 400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2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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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새해부터 담뱃값을 30% 이상 올리기로 했다.

담배에 붙는 세금을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각종 복지 예산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담배 제조회사들은 사상 최대의 인상 폭에 반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1일 열린 세제개정 검토회의에서 내년부터 담뱃세를 한 갑 당 100엔(약 1300원)씩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300엔짜리 담배 가격은 400엔(약 5200원)이 된다.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 담뱃값을 여러 번 인상했지만 이처럼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 지금까지 인상폭은 한 갑 당 20엔 이하였다.

일본 정부는 담뱃세를 이처럼 큰 폭으로 올린 데 대해 '국민건강 보호'를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경기침체로 법인세 등이 예상보다 덜 걷혀 재정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 자녀 한 명 당 중학교까지 월 2만6000엔 씩 보조금을 주는 아동수당 실시를 앞두고 세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이번 담뱃세 인상으로 내년에 약 6900억 엔의 세수 증대가 기대된다. 올해 일본의 연간 담배세수는 2조1000억 엔에 이른다. 하지만 일본의 담배제조회사들은 담배 값이 급격히 올라 담배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담배 농가와 애연가의 반발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하토야마 정부는 세수 감소를 우려해 당초 폐지하기로 했던 가솔린 잠정세율을 사실상 유지하기로 했다. 잠정세율이라는 세목은 없애지만 같은 액수의 새로운 과세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 가솔린 잠정세율은 도로정비 비용으로 쓰기 위해 가솔린 1L 당 25엔씩 부과하는 것으로 폐지되면 연간 2조5000억 엔의 세수가 줄어든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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