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 갇힌 공포의 16시간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英-佛 해저열차 고장 승객 2000명 이상 두려움에 떨어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고속열차인 유로스타 4편이 18일 양국 간 해저터널에서 고장으로 멈춰서는 사고가 나 2000명 이상의 승객이 16시간이나 공포에 떨었다고 AP통신 등이 19일 전했다.

고장 난 열차 가운데 2편에는 조명과 난방까지 끊겼으며 일부 승객은 바다 한가운데에 갇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정신적 공황(panic)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승객 일부는 스스로 비상구를 열어 어두운 터널 안을 걸어야 했으며 유로스타 측은 이날 오전 임시 기차를 보내 승객들을 모두 안전하게 구했다.

리처드 브라운 유로스타 사장은 “우리는 승객들이 귀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승객들에게 환불하고 새 티켓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승객들 대부분은 열차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돕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해저터널에서 기차가 고장 나 견인되기는 1994년 영국 프랑스 벨기에 간 열차 운행을 시작한 이래 15년 만에 처음. 유로스타 측은 한파로 기온이 크게 떨어진 프랑스 북부 지방을 지난 열차가 갑자기 따뜻한 터널 안으로 들어서면서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로스타 측은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기 위해 해저터널의 열차 운행을 21일까지 모두 취소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