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텐마 이전 결정 미루기로… 미일관계 더 악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5일 1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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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15일 총리실에서 민주당과 사민당, 국민신당 등 연립 여당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본정책각료위원회를 열어 미-일 간 논란이 되고 있는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이전 문제에 대한 결론 도출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서는 △연내에는 후텐마 비행장 이전 지역 결정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당분간 결정을 미룬다 △이전 후보 지역은 3개 연립 여당이 결정한다 △현행 계획을 포함해 새로운 후보지를 검토한다 △2010년도 예산에 이전 관련 비용은 계상하되 구체적인 내용은 계속 검토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후텐마 이전 지역에 대한 결론 도출 시기를 언제로 할지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교도(共同)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내년 1월 오키나와(沖繩)현 나고(名護)시 시장 선거 및 7월의 참의원 선거 일정을 고려해 후텐마 비행장 이전 지역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내년 5월로 약 5개월가량 미루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사민당이 강하게 반발, 정부의 방침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 방침을 신속하게 미국에 전달하고 협의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해 이날 중 미국 측에 이런 결정 내용을 전달하고 4일 이후 중단된 각료급 회의 재개를 요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또 "(일본 정부의) 결정을 미국과의 협상에서 관철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06년 5월 합의한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는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정부 방침은 오키나와현 기노완(宜野彎)시에 있는 후텐마 비행장을 2014년까지 같은 현 나고시에 있는 주일미군 슈와브 기지로 이전하기로 한 양국 정부의 기존 합의 이행을 요구해 온 미국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양국 관계를 더욱 급속히 냉각시킬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일본 정부는 종전 미-일 간 합의한 이전 대상 지역인 나고시 헤노코(邊野古)에 있는 주일미군 슈와브 기지의 환경영향평가와 정비 사업에 대한 예산 계상을 통해 기존 합의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어서 미국 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당 대표인 하토야마 총리와 사민당 당수인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소비자담당상, 국민신당 대표인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금융담당상, 그리고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일본 정부는 당초 합의대로 주일미군 슈와브 기지로의 이전으로 결론을 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미군기지 운영에 따른 위험성을 완화하고 오키나와 현민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오키나와 현외 또는 국외 이전을 포함한 새로운 지역으로의 이전 방안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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