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아부다비서 100억달러 긴급수혈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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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월드 채무상환에 사용”… 부도위기서 한숨 돌려

채무상환 압박에 시달리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가 맏형 격인 아부다비로부터 100억 달러를 긴급 지원받기로 했다고 14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두바이 최고재정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부다비 정부가 두바이 재정지원기금(DFS)에 1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며 “두바이월드의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위원회는 “우리는 우리의 경제 모델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두바이는 강하고 활기 넘치는 국제 금융 중심지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바이 정부는 이 자금으로 이날 만기가 돌아온 두바이월드 자회사 나힐의 채권 41억 달러를 상환했다. 앞으로 만기가 되는 채무 상환에 자금 일부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내년 4월까지 필요한 채무 이자 및 운용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부다비가 긴급 수혈에 나섬에 따라 부도 위기에 몰렸던 두바이는 한숨을 돌리게 됐고 투자자들의 우려도 일단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정부는 지난달 25일 두바이 정부 소유의 최대 지주회사인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유예를 선언한 뒤 채무조정금액 260억 달러를 놓고 채권단과 협상을 벌여 왔다.

아부다비는 7개 토후국(土侯國)으로 구성된 아랍에미리트에서 두바이가 몰락할 경우 아랍에미리트 경제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다시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정부 관계자는 “숲 속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것은 아니지만 아부다비의 지원은 시장에 안도감을 주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가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 두바이월드의 총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90억 달러에 이르며 나힐의 총부채도 200억 달러에 이르기 때문. 이번에 지원된 100억 달러로는 턱없이 부족하며 아부다비 정부가 모두 갚아줄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 때문에 두바이 정부는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조직법을 다시 만들겠다”는 약속을 성명에 포함시켰다.

한편 자금 지원 소식이 전해지자 14일 두바이 증시는 전날보다 10.37% 급등했고, 유럽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코스피가 전날보다 7.87포인트(0.47%) 오른 1,664.77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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