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제2의 베트남전 아니다” 3가지 이유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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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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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43개국 동참 ② 아프간 민중봉기 없어 ③ 미국이 공격 당한 전쟁… 위협 여전해

아프간 미군 전사자 929명
베트남전의 62분의 1 수준

“아프가니스탄(전쟁)이 또 다른 베트남(전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역사의 오독(誤讀)이다.”

‘제국의 무덤’으로 불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진행 중인 전쟁에 대한 반대론자들이 강조하는 가장 강력한 논리는 아프간전쟁이 곧 베트남전쟁이라는 주장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미군이 전사한 전쟁이자 10년 이상 막대한 전쟁비용을 투입하고도 베트남의 공산화를 막지 못해 현재까지도 미국인들을 괴롭히는 트라우마이기도 하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일 웨스트포인트 연설에서 아프간전쟁은 절대로 베트남전쟁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전쟁이 다른 3가지 이유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전쟁에는 이 전쟁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43개국의 광범위한 연합국이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베트남전쟁과 달리 해당 지역의 민중봉기에 직면하고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유엔의 승인 없이 전쟁을 시작했던 이라크전쟁과 달리 지구촌의 보편타당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탈레반 세력과 알카에다 테러조직이 아프간 민중의 사랑을 받는 정통성 있는 집단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공격당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세 번째 차이점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베트남과 달리 미국인들이 아프간에서 악의적인 공격의 대상이 되고 아프간 국경지대에서 음모를 꾀하고 있는 극단주의자들에게 (미국은) 여전히 공격 목표가 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아프간 지역을 포기한 채 알카에다 세력에 원거리에서 압력을 가하겠다는 시도는 미 본토와 우방에 대한 추가적인 위협을 감수하겠다는 것으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AFP통신은 베트남전쟁은 배치병력과 사상자, 전쟁비용 면에서 아프간전쟁을 크게 능가하지만 전쟁의 전개 양상과 미국 내 부정적 여론 확산이라는 측면에서는 닮은꼴이라고 보도했다. 베트남전쟁 사망자는 5만8209명으로 아프간전쟁 미군 사망자 929명(11월 말 현재)의 62.6배나 된다. 물론 아프간전쟁이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10월 이후 사망자 증가 추세가 두드러지지만 백병전이 치열했던 베트남전쟁과 같은 사망자를 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전비 규모도 아직은 베트남전쟁에 미치지 못한다. 베트남전쟁은 1110억 달러(2008년 가치 환산 시 6860억 달러)를 사용했지만 아프간전쟁은 11월 말 현재까지 1710억 달러가 투입됐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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