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태자당, 마오쩌둥 앞세워 권력투쟁”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중국전문가 분석

중국에서 불고 있는 마오쩌둥(毛澤東) 숭배 열풍은 중국 공산당의 정책 변화 및 권력 투쟁과 관련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제임스타운재단의 윌리 램 선임 연구위원은 ‘차이나브리프’에 이 같은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올해 10월 1일 중국 건국 60주년 기념 퍼레이드에 ‘마오쩌둥 사상은 영원하다’는 슬로건이 등장했다. 마오를 찬양하는 영화 ‘건국대업’이 중국 공산당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절찬리에 상영됐다. 또 정부 건물과 공장, 대학엔 마오의 동상이 다시 세워지고 있다.

최근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와 고위 간부의 자식) 인사들은 앞 다퉈 마오의 어록과 사상을 강조하고 있다. 태자당의 핵심으로 중국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유력시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정치적으로 바르고 능력이 출중한 젊은 간부 양성’을 연일 주장했다. 이는 당성이 투철하고 프로정신을 가진 마오의 ‘붉은 전문가’와 같은 개념이다. 그는 또 1960년대 마오가 찬양한 모범 인민해방군 병사 레이펑(雷鋒)을 자주 거론하고 있다.

태자당의 또 다른 핵심인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 시 서기도 최근 2년간 ‘마오 부활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그는 충칭 시 서기로 부임한 2007년 이후 공식 연설에서만 30번 가까이 마오를 언급했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 정부 정책의 ‘좌파 노선’으로의 변화와도 흐름을 같이한다. 중국에서는 최근 시장경제에서 국가 통제와 평등을 강조하는 쪽으로 정책이 미묘하게 변했다. 실례로 최근 1년 새 국유산업이 확대되고 민영산업이 축소되는 등 이른바 ‘국진민퇴(國進民退)’ 현상이 새로 나타났다.

충칭에서는 ‘붉은 국내총생산(GDP)’이라는 개념도 나왔다. 인민대중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경제성장을 도모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충칭 시는 모든 아파트의 3분의 1은 노동자 농민이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과격한 평등 정책을 내놨다.

이에 대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권력 기반인 중국공산주의청년단 인사들은 잠잠하다. 이들은 마오의 부활로 별로 얻을 게 없다. 램 선임 연구위원은 마오의 부활이 앞으로 후진타오 정권에 가장 큰 도전이 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