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당 쌍두마차 ‘2色외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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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4일 03시 00분


하토야마는 美와 스포츠외교… 오자와는 中과 인해전술식 외교

주일 美대사관서 미식축구 관전… 내달 400명 사절단 이끌고 방중

일본 민주당 정권의 쌍두마차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이 각각 미국과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 부부는 22일 주일 미국대사관을 찾아 존 루스 미국대사와 함께 2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냈다. 스탠퍼드대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미식축구 경기 관전이 방문 목적이었다. 루스 대사가 대사관 홀에 대형 TV를 설치해 놓고 스탠퍼드대 동문인 하토야마 총리에게 “모교 미식축구 경기를 함께 보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것. 일본 총리가 특정국 대사관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하토야마 총리는 초청에 선뜻 응했다.

오키나와(沖繩) 현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 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는 미일관계를 ‘동문’과 ‘스포츠’라는 가벼운 연결고리를 통해 누그러뜨려 보려는 양측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토야마 총리 부부는 취임 직전인 9월 초에도 미국대사관을 방문해 루스 대사와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이날 미국대사관에는 두 대학의 동문 수십 명이 함께 초청돼 응원전을 펼치며 우의를 다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스포츠 얘기 외에 정치적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지만, 후텐마 문제를 마찰 없이 풀어가자는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통했을 가능성이 높다. 양국은 현재 후텐마 문제 해결을 위해 루스 대사가 직접 참여하는 각료급 협의기구를 가동 중이다.

야구광인 하토야마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피츠버그를 방문한 9월 말에는 지역 홈팀인 파이리츠와 LA 다저스의 야구경기에서 시구를 했다. 10월 초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는 이승엽 선수를 만나 한국 여론의 호감을 사는 등 ‘스포츠 외교’에 능한 편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다음 달 10일 민주당 의원 100여 명을 포함한 400여 명의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하는 인해전술식 외교를 펼친다. 중국통인 오자와 간사장은 자민당에 몸담았던 1989년 민간 차원의 양국 교류사업인 ‘장성(長城)계획’ 마련을 주도했고 이번 중국 방문도 장성계획의 일환이다. 그는 민주당 대표 시절인 2006년에도 400여 명의 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중국 공산당과 일본 민주당의 ‘중-일 교류협의기구’를 출범시키는 등 중-일 관계 개선에 진력해 왔다.

오자와 간사장은 최근 일본을 방문한 중국의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과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잇따라 만난 데 이어 다음 달 중국에서는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양국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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