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은 배울게 많은 나라” 돌연 北 치켜세우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3일 17시 55분


'북한은 존경할만한 국가'

중국공산주의청년단의 기관지 중국청년보는 지난달 말 이런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신문은 북한에서 유학한 베이징(北京) 제2외국어대학 4학년 천모(陳默·여) 씨를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북한을 극찬했다. 천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평양 김형직 사범대학에서 유학한 적이 있다. 또 지난달 초엔 중국청년대표단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천 씨는 "북한은 배고픈 나라라는 서방 보도와는 달리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북한 청년은 패기만만하고 풍채가 좋고 목소리가 맑고 힘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북한 젊은이는 중국을 가장 친한 영원한 친구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주류 매체가 최근 북한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북한 관련 보도를 거의 하지 않아온 중국 언론환경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지난달 초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북 이후 이 같은 보도가 크게 늘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최근 인터넷판에서 "평양이 매우 깨끗하고 건축물이 최신이다"라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찬사를 전했다. 또 런민일보의 국제시사 자매지 환추(環球)시보 역시 최근 중국 누리꾼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북한은 중국이 배울만한 점이 있는 나라'라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또 '북한사람은 앞으로 나가려는 끊임없는 욕구와 노력이 있다'는 내용의 기사도 내보냈다.

친(親)중국 보도를 많이 해온 홍콩의 통신사 중국평론사는 최근 '북한의 일부 계층이 먼저 부유해지고 있다', '나라는 작지만 뜻은 크다'는 제목의 보도를 잇달아 내보냈다. 또 북한 주민이 식량난에 허덕이는 것처럼 서방 언론이 실상을 왜곡하고 있다는 북한 주민의 주장을 그대로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잇단 '북한 찬양 보도'에 대해 중국 일각에서는 "실상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편 중국 정부는 북한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다큐멘터리를 방송한 중국 제2의 미디어그룹 상하이미디어그룹(SMG) 경영진을 올해 7월말 강하게 질책한 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이후 북한 관련 보도는 반드시 중국 중앙선전부의 사전 심의를 받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