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황충격 ‘1차 오일쇼크의 2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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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소득 감소폭 35%, 1975년 18%의 2배 달해

지난해 가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일본 기업들이 1차 오일위기 당시 충격의 2배에 이르는 타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이 일제히 긴축경영에 들어가면서 샐러리맨의 올해 상여금도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29일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의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법인소득 신고총액은 37조9874억 엔(약 499조9142억 원). 이는 전년도보다 20조8370억 엔이 줄어든 것으로 감소 폭은 무려 35.4%였다. 이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7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법인소득 하락폭이 가장 컸던 해는 1차 오일위기 직후인 1975년으로 18.2%였다. 일본 기업들이 오일쇼크의 2배에 이르는 충격을 받고 있는 셈이다. 법인소득 총액이 40조 엔을 밑돈 것도 200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또 흑자기업은 전체 기업의 29.1%로 사상 처음으로 30% 밑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들어 경기가 바닥을 찍고 기업 매출도 늘고 있어 기업들의 2009년도 소득은 플러스로 반전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기업 소득이 줄자 겨울 보너스를 줄이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일본 재계 단체인 경단련(經團連)에 따르면 도쿄 증시에 상장된 종업원 500명 이상 기업의 겨울 상여금은 평균 74만7282엔(약 983만 원)으로 지난해 대비 15.9% 감소했다. 겨울 상여금 감소는 2년째 계속되고 있으며 감소 폭은 1959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대다. 불황이 절정에 달했던 1999년에도 일본 기업들의 겨울 보너스 삭감 폭은 5.15%에 머물렀다.

제조업이 평균 73만7063엔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5% 감소했고, 비제조업은 79만3982엔으로 2.8% 줄었다. 제조업 가운데는 철강업이 22.4%로 하락폭이 가장 컸고, 자동차(22.2%) 전기전자(18.9%) 등의 순이었다. 일본 기업은 상여금을 통상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지급한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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