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자격 부족… 클린턴 엉덩이 뚱뚱”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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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백악관 스피치라이터, 부시 독설 공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다른 정치인들의 등 뒤에서 퍼부은 독설이 그의 스피치라이터에 의해 공개됐다.

15일 발간된 GQ매거진 10월호는 부시 대통령의 스피치라이터였던 매트 래티머 변호사가 곧 발간할 회고록 '백악관 생존자의 이야기'를 발췌해 소개했다. 래티머 변호사는 국방부 스피치라이터를 거쳐 2007년 3월부터 임기 말까지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을 보좌했다. 다음은 언급된 주요 인물별 내용.

▽버락 오바마 대통령=부시는 민주당 오바마 후보가 연설 때마다 대정부 비판을 하는 걸 몹시 마땅해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시는 연설 리허설 도중 갑자기 "참으로 위험한 세상이야"라며 뜬금없이 분개했다.

그리곤 "이 친구(this cat)는 이런 일을 해내기엔 턱없이 자격이 부족해. 아무런 해결책도 갖고 있지 않아. 내가 장담한다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너는 내가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해?"라고 물은 뒤 "나는 자격을 갖췄어"라고 자답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부시가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 후보를 어떻게 여기는지는 입 밖에 내지 않아도 누구나 알 정도였다. 어느 날 부시는 "만약 허풍이 돈이라면 조 바이든은 억만장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고 좌중은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페일린 주지사가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돼 반짝 선풍을 일으킬 당시 참모들은 부시도 공화당 지지자들의 그 열광 분위기에 동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노련한 정치인인 부시는 그저 "흥미롭다"고 할뿐이었다.

그리곤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내가 페일린을 만난 적이 있던가? 분명히 그랬을 거야. (근데) 그녀가 누구지? 괌 주지사?" 부시의 냉소적인 되물음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기겁을 했다.

한 참모가 "보수파들은 페일린 부통령 후보 지명에 열광한다"고 하자 부시는 "그 여자는 흥미로운 사람이지만, 이걸 알아야 해. 장미가 지는 데는 며칠 걸리지 않아. 이 여자는 턱없이 준비가 안돼 있어. 전국 무대에선 단 하루도 지내본 적이 없지. 닷새 정도만 지켜보자고"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부시는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믿었던 듯 하다. 그런데 힐러리 상원의원이 항상 대통령 직을 너무 쉽게 여긴다고 못마땅해 했다. 부시는 "그 여자의 뚱뚱한 엉덩이(fat keister)가 이 책상(대통령 집무실)에 앉을 때까지 기다려보자"라고 말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 경선 당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부시는 매케인 의원에게는 떨떠름해했다. 매케인 후보의 요청으로 피닉스 유세에 참석하려던 부시는 매케인 측이 유세를 언론에 비공개로 할 방침이라는 얘기를 듣고 격분했다. 자신이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서 매케인이 자신과 함께 있는 장면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으려 한다고 여긴 것이다.

나중에 참모들로부터 매케인 측이 유세를 비공개로 하려했던 이유는 청중을 별로 못 모을 것 같아서 그랬다는 설명을 들은 부시는 "매케인이 고작 500명도 모으지 못했단 말이야? 나는 크로퍼드(텍사스에 있는 개인목장)에도 그 정도는 모을 수 있어"라며 "참담한 추락이군"이라고 말했다. 그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참모들이 분위기를 바꾸려고 화제 전환을 시도했지만 부시는 허공을 보며 "이게 뭐야? 잔혹한 사기극?"이라고 자문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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