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중국의 반대에도 대만 방문

  • 입력 2009년 8월 31일 08시 49분


달라이 라마동아일보 자료 사진
달라이 라마
동아일보 자료 사진
티베트 불교 최고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가 중국 측의 거센 반발 속에 30일 대만의 타오위안(桃原) 국제공항에 도착해 5일간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공항에서 영접 나온 불교 신자와 지지자들에게 미소를 지은 채 합장하면서 인사했다.

그는 이번 방문이 '순전히 비정치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나서 "내가 그간 세계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정치적인 일정을 갖기도 했지만 대만 방문은 순수하게 인도적인 관심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타오위안 공항에는 약 50명의 시위대가 몰려와 중국 국기, 중국과 통일을 지지하는 내용을 적은 깃발을 흔들며 달라이 라마 일행을 맞았다.

이들 시위대는 "달라이 라마 돌아가라. 여기에 오지 마라"고 외치다가 출동한 경찰과 잠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앞서 달라이 라마는 대만으로 출발하기 전 인도 뉴델리에서 대만 TVBS 위성TV와 회견하면서 대만 방문이 제8호 태풍 모라꼿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수재민에 대한 '도덕적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민진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초청을 받은 달라이 라마는 대부분 시간을 모라꼿이 휩쓸고 가면서 최소 571명이 숨진 가오슝(高雄)현 등 남부 지방을 둘러보는데 할애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번이 3번째인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중국 정부의 고위관리는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이 양안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달라이 라마는 자신의 방문으로 대만 정부에 정치적으로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31일 오전으로 예정했던 대만 내외의 기자들을 상대로 한 회견을 취소했다.

달라이 라마의 비서실장 체그얌 은가바는 태풍 피해지역을 둘러보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기자회견을 취소했다면서 "달라이 라마가 이번 방문 목적이 수재민을 위로하는 데 있지 기자회견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남부 카오슝의 호텔에서 가질 계획이던 달라이 라마의 기자회견에는 130명의 국내외 기자들이 취재 신청을 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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