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로 표심” 獨총선, ‘가슴 홍보’ 화제

  • 입력 2009년 8월 12일 15시 25분


다음달 27일 독일 총선을 앞두고 독일 정계에선 최근 여성 정치인의 '가슴 홍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주인공은 이번 총선에서 베를린 크로이츠베르그-프리드리히샤인 지역구에 출마하는 보수 성향 기민당 소속의 베라 렝스펠트 후보(57). 렝스펠트 후보는 선거포스터에 같은 당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자신의 가슴선이 훤히 드러난 사진을 나란히 실었다.

포스터에 실린 메르켈 총리의 사진은 지난해 4월 노르웨이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 참석 당시 그가 가슴 굴곡을 과감하게 드러낸 드레스를 입었을 때 찍힌 것이다. 이 사진은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화제를 모았다.

메르켈 총리는 이후 함께 참석한 노르웨이 공주보다 자신의 노출이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렝스펠트 후보는 메르켈 총리 사진 오른쪽에 자신도 가슴선이 드러난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을 나란히 배치했다. 두 여성 정치인의 가슴을 강조한 이 포스터엔 '우리는 줄 것이 더 많다'라는 선거 표어도 함께 실었다.

렝스펠트 후보는 그러나 이 포스터와 관련해 메르켈 총리와 사전에 협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터는 750여장이 부착됐으며 일부는 이미 누군가 떼어갈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포스터가 공개된 뒤 독일에선 '가슴 홍보'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렝스펠트 후보의 블로그엔 '선거를 성적으로 농락하는 행위'라며 비난하는 유권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스 바르텔스'라는 이름의 한 누리꾼은 "이 여자가 의회를 웃음거리로 만들게 놔둬선 절대 안 된다. 이 포스터는 상스럽고 음란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재미있는 홍보 전략'이라며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유권자는 "뭐가 수치스러운가. 이 슬로건엔 두 가지 의미가 함축된 것"이라며 참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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