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불안 조성 말라”

  • 입력 2009년 7월 21일 02시 57분


이란 개혁파 국민투표 요구에 경고

이란 개혁파 정치인들이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등 정부 비판의 수위를 높이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사진)가 20일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국영 TV연설에서 “사회 불안을 조성하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국민의 미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경고의 대상은 명확했다. 연일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개혁파 거물들을 향한 것.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는 20일 “구금된 사람들을 외국(의 음모)에 연계시키려는 것은 4000만 유권자에 대한 모욕”이라며 구금자 석방을 요구했다.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도 17일 테헤란대 금요예배에서 현 사태를 위기로 규정했다.

특히 모하마드 하타미 전 이란 대통령은 19일 이란 대선 결과의 적법성을 묻는 국민투표를 제안했다고 개혁 성향 웹사이트 ‘그린 웨이브 오브 프리덤’이 전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대선 시위 과정에서 구금된 사람들의 가족을 만나 “현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민이 현 정치 상황에 만족하는지를 묻는 투표뿐”이라며 “국민 다수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재선에) 찬성한다면 우리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20일 “강경파 지도자들이 국민투표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하타미 전 대통령의 제안은 개혁파가 대선 결과와 앞으로의 사태 전개에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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