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 옆에 버려진 車… 동물원에 웬 산업쓰레기?

  • 입력 2009년 6월 13일 02시 59분


오스트리아 설치예술 화제

물에 빠진 메르세데스 자동차 옆을 코뿔소가 헤엄치고 거대한 원유시추기 아래로 펭귄이 지나가는 동물원. 살아 있는 동물과 거대한 산업쓰레기가 만나 환경파괴 장면을 실감나게 전해 주는 특이한 설치예술이 오스트리아 빈 쇤브룬 동물원에서 전시되고 있다.

‘천국의 쓰레기’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서식지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독일 예술가 크리스토프 슈타인브레너와 라이너 뎀프가 기획했다.

악어는 버려진 녹슨 목욕통 주위를 배회하고 들소는 들판의 버려진 철로 덩어리 옆을 어슬렁거린다. 동물원에 딸린 수족관에서는 열대어가 핵 쓰레기통 주위를 헤엄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다그마르 슈라터 쇤브룬 동물원장은 DPA통신을 통해 “자연이 심각한 상태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치물로 인한 동물의 안전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동물원에서 일하는 동물학자들은 “설치작품을 기획할 때 우리 동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지만 정기 관람객 중 3명이 전시에 항의해 연간 회원권을 취소하는 등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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