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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1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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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3일까지 5차례 실시
7억1400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선거인 인도 총선거가 16일 막을 올렸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15개 주와 2개 연방직할지의 124개 선거구에서 1차 투표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연방 하원의원 543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유권자가 워낙 많아 다음 달 13일까지 5차례에 걸쳐 실시된다. 136만8430대의 전자투표기를 이용해 각자가 선호하는 후보를 선택하게 되며 투표 결과는 5차 투표 3일 뒤인 다음 달 16일 일괄 집계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82만8804개의 투표소가 설치되며 선거사무 및 경비에 종사하는 인원만도 610만 명에 이른다. 이번 선거에는 대리투표 부정을 막기 위해 유권자의 사진이 포함된 선거인명부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전국에 걸친 전자투표기 사용으로 1만 t의 투표용지가 절감되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 집권여당인 국민회의당과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어느 정당도 과반수 득표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당은 만모한 싱 현 총리(76)를, 인도국민당은 L K 아드바니 총재(81)를 각각 총리 후보로 내세웠다. 반면에 국민회의당과 인도국민당 2강 구도에 도전하는 정치연합인 ‘제3전선’은 ‘불가촉 천민의 여왕’으로 통하는 마야와티 쿠마리 우타르프라데시 주지사(53)를 총리 후보로 밀고 있다.
현 여당은 집권기간 평균 8%대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빛이 바랜 상태다. 164명이 숨진 지난해 11월 뭄바이 테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받고 있다. 힌두민족주의 색채의 인도국민당은 힌두교와 이슬람 주민 간 긴장을 고조시켰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역 및 종교 정당들은 주요 정당의 지지기반을 침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2일 출범하는 새 정부는 소수 정당들과 힘을 합친 ‘불안정한’ 연정 형태가 될 것이 유력하다고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AFP통신은 1000여 개의 지역 및 종교 정당들이 지역민원 해소에 관심이 많은 광범위한 유권자 층을 파고들면서 최대 50%의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거 결과 발표 이후 연정 출범을 위한 이합집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총선 투표 첫날인 16일 동부 자르칸드 주 등에서 공산반군이 투표소와 수송버스를 공격해 보안군과 선거사무원 등 16명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