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黨대표직 포기 않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비서 불법 헌금 혐의 기소

일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가 24일 “국민의 편에 서 있는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대표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자신의 비서가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기소된 뒤 긴급 소집된 당 간부회의와 이어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그는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저지하려는 세력과 철저하게 싸워 나가겠다”며 “(검찰 수사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닦아가며 자신의 결백함을 거듭 강조했다. 그의 대표직 유지는 예상됐던 일이다. 검찰 수사 결과 새로운 의혹이 드러나지 않는 한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던 데다 당내에서도 그를 중심으로 당 구심력을 유지한 채 혼란을 피하고 보자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그러나 여론이 좋지 않을 경우 총선 승리를 명분으로 한 사퇴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오자와 대표도 이날 “(대표직 유지가) 중의원 선거에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는 내가 판단할 수 없다”며 “국민 여러분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도쿄지검 특수부는 이날 오자와 대표의 비서 겸 회계책임자인 오쿠보 다카노리(大久保隆規) 씨를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오쿠보 씨는 정당 외에는 기업 헌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2003∼2006년 니시마쓰(西松)건설로부터 2100만 엔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다. 또 이를 은폐하기 위해 니시마쓰의 퇴직 간부가 대표로 있는 2개의 정치단체로부터 받은 것처럼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허위 기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오쿠보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자민당은 오자와 대표의 결정을 ‘책임 회피’라며 비난했지만, 내심으론 상처를 입은 그가 민주당 간판으로 있는 게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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