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후보 中인권변호사 가족 美망명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중국의 대표적 인권변호사로 2008년 노벨평화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가오즈성(高智晟·44·사진) 씨의 부인과 두 자녀가 최근 미국으로 망명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가오 씨의 부인 겅허(耿和) 씨는 딸(16)과 아들(5)을 데리고 1월 9일 베이징을 떠나 16일 태국에 도착한 뒤 인권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미국에 입국했다. 그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정착했다.

가오 변호사는 탄압받는 파룬궁 수련자들을 위한 변호 활동을 해왔고, 헌법 개정도 추진했던 중국의 대표적인 인권변호사. 2005년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파룬궁 수련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한 후 변호사 자격을 정지당하기도 했다.

2006년 말에는 정부전복 기도 혐의로 공안에 체포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정치권리 박탈 1년을 선고받았다. 풀려난 뒤에도 수차례 체포와 구금을 당했다. 전기충격과 구타 등 고문을 당했다는 주장도 해왔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행방이 묘연한 상태. 부인은 남편이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것으로 보고 있다.

그녀는 “계속된 중국 경찰의 감시 속에 남편 신변이 위험해진 데 이어 딸이 학교에 다니는 것까지 금지당해 망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중국을 탈출하기 위해 브로커에게 4만 위안(약 860만 원)을 주고 무작정 집을 떠난 뒤 오토바이로 국경까지 가 어둠을 틈타 산악 지대로 이동하는 험한 일정 끝에 미국에 도착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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