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15구역’ 범죄 발생 3위 충격

  • 입력 2009년 3월 14일 02시 58분


안전한 지역이라 한국인도 많이 사는데…

프랑스 파리에서 안전한 지역으로 인식돼 한인이 많이 거주하고 한국 식당과 슈퍼마켓이 몰려 있는 15구가 더는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르 피가로가 지난해 파리에서 발생한 23만6527건의 범죄 사건을 분석한 결과 15구는 동북쪽 19, 20구에 이어 거주민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 비율이 높은 구로 조사됐다.

전체 범죄 중 외부인이 아니라 거주민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의 비율은 20구와 19구가 각각 74.2%, 65.7%로 가장 높았고 15구가 63%로 그 뒤를 이었다. 파리에는 모두 20개 구가 있다.

지난해 12월 15구에서 알력다툼을 하던 청소년 불량배 간 싸움이 벌어져 17세 소년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르 피가로는 15구가 미국 뉴욕의 브롱크스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특집기사를 싣기도 했다.

파리는 그동안 동북쪽은 위험하고 서남쪽은 안전하다고 여겨졌다. 에펠탑에서 멀지 않은 서남쪽에 위치한 15구가 범죄의 새로운 온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파리 주민은 충격을 받고 있다.

르 피가로는 보복이 두려워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의 말을 인용해 “아랍계나 흑인 불량 청소년들이 공원 입구에서 카드를 치며 떠들어대도 누구 하나 소리를 지르지 못한다”며 “얼마 전에는 그들이 다섯 살배기 우리 아이의 자전거를 빼앗아 땅에 처박는 것을 보고 두려웠다”고 전했다.

한인들도 “수시로 위협을 느낀다”며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이 파리 경찰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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