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크리켓팀 파키스탄서 피격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4일 02시 55분


중무장 12명 버스에 난사… 선수 7명 부상

경찰 7명 사망… “뭄바이 테러와 수법 비슷”


파키스탄 펀자브 주 라호르에서 3일 무장 괴한들이 파키스탄 팀과의 경기를 위해 가다피경기장에 도착하는 스리랑카 크리켓 국가대표팀을 공격해 경찰관이 숨지고 선수단이 부상했다. 크리켓은 남아시아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자동소총과 수류탄, 로켓발사기 등으로 중무장한 괴한 12명은 이날 오전 8시 40분경 경기장 부근에 매복해 있다가 스리랑카 대표팀이 탑승한 버스가 나타나자 총기를 난사했다.

15분간의 총격전 과정에서 선수단을 호위하던 파키스탄 경찰관 7명이 목숨을 잃었고 선수단도 선수 7명을 포함해 8명이 부상당했다고 파키스탄 경찰은 밝혔다. 현장에서 사살되거나 붙잡힌 괴한은 없었다. 이들은 등에 배낭을 멘 채 총을 쏘며 현장을 빠져나갔다.

파키스탄 경찰 관계자는 “폭발물 등으로 무장한 괴한들은 잘 훈련된 상태였으며 치밀한 계획하에 테러를 자행했다”면서 “지난해 11월 발생한 인도 뭄바이 테러와 전술 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수사당국은 뭄바이 테러의 주범으로 알려진 무장단체 ‘라슈카르 에 타이바’를 의심하고 있으며 스리랑카 정부군과 교전 중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 반군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비겁한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선수단의 안전한 귀국을 돕기 위해 외교장관을 파키스탄에 파견했다.

그러나 스리랑카 측은 누가 이번 테러의 배후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도 “즉각 조사해 괴한들의 정체를 밝히라”고 지시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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