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의 호걸 임충, 새가슴이었다”

  • 입력 2009년 2월 26일 03시 00분


中교수 새로운 해석 CCTV강의 인기

수호지에 등장하는 영웅 임충(林沖)은 사실은 새가슴?

수호지에 대한 바오펑산(鮑鵬山) 상하이뎬스(上海電視)대 중문과 교수의 새로운 해석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홍콩 시사주간지 야저우(亞洲)주간이 최신호에서 전했다.

80만 군대의 창봉교두(槍棒敎頭·창술 및 봉술의 수석 교관)인 표범 머리 임충은 수호지에서 양산박 108명의 영웅호걸 중에서도 손꼽히는 영웅이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협객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바오 교수는 임충도 우리네처럼 소심하고 일이 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수호지의 ‘임충은 고관대작의 아들이 아내를 납치했다는 소식을 듣자 허겁지겁 달려가 문을 두드렸다’라는 대목을 예로 들면서 “임충은 문을 부순 게 아니라 ‘두드렸다’”며 “수호지 앞부분만 봐도 임충이 ‘어찌 감히’ ‘감히 어떻게’ 등으로 몸을 낮춘 말이 14번이나 된다”고 말했다. 바오 교수는 “고전 해석은 시대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며 “현대적 관점으로 수호지를 해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바오 교수는 지난해 말 중국 중국중앙(CC)TV의 유명 교양 프로그램 ‘백가강단(百家講壇)’에서 ‘수호지를 새롭게 말하다’ 강의를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이 프로그램은 이에 앞서 삼국지 강의로 ‘중국판 김용옥’ 같은 인기를 끌었던 이중톈(易中天) 샤먼(廈門)대 교수, ‘논어 신드롬’을 가져온 위단(于丹) 베이징사범대 교수를 배출한 바 있다. 바오 교수 강의의 시청률은 이중톈 교수를 능가한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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