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자원 먹는 하마’

  • 입력 2009년 2월 20일 02시 56분


베네수엘라에 40억 달러 투자… 브라질에선 100억 달러 펑펑…

막대한 외환보유고 앞세워 거침없는 자원 확보전

濠 정치권-노조, 자국광산 잇단 매각에 제동 조짐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앞세워 석유 철광석 알루미늄 등 전 세계의 자원에 대해 전방위로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에서는 중국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한 견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 심해 유전개발 등 전방위 투자

중국이 브라질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에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데 상파울루가 18일 보도했다.

브라질 주재 중국대사관은 “19일 브라질을 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투자 양해각서가 교환될 것”이라며 이 같은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투자액은 모두 브라질 대서양 연안의 심해유전 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 부주석은 18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2007년 양국이 창설한 공동발전기금을 60억 달러에서 120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60억 달러 중 40억 달러는 중국, 나머지는 베네수엘라가 출자한다.

이 기금은 중국에 대한 석유수출 확대와 함께 베네수엘라의 농업, 교육, 의료·사회복지 시설 확충 그리고 휴대전화 공장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예정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중국이 앞으로 200년간 쓸 석유가 여기 베네수엘라에 다 있다”며 협력을 강조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 호주에서 또 광산 인수 추진

호주 3위 철광석 생산업체인 포트스쿠메탈그룹은 현재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를 포함한 두 곳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앤드루 포리스트 포트스쿠메탈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투자를 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중국의 중국알루미늄이 세계 3위 광산업체인 호주 리오틴토를 195억 달러에, 중국의 우쾅(五(광,황))그룹 민메탈스가 세계 2위 아연 생산업체인 호주의 OZ미네랄을 17억 달러에 매입하기로 하는 등 요즘 호주에선 중국의 자원사냥이 한창이다.

호주에서는 자국 광산이 잇따라 중국에 넘어가자 노조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외국인투자법을 개정해 무차별적인 인수에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中 “보유외환 분산투자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팡상푸(方上浦) 부국장은 18일 “중국 정부는 2조 달러가량을 풀어 내수와 무역 확대, 그리고 기업의 해외투자 지원에 나설 것이며 여기에는 보유 외환도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보도했다.

팡 부국장은 “지난해 말 현재 1조95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 중 70%가 미국 달러 자산이며, 36%가 미 국채에 투자돼 있다. 이제는 외환의 안정적인 가치 유지를 위해서도 외환을 활용한 해외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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