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스라엘軍 구호트럭 공격에 분노

  • 입력 2009년 1월 10일 03시 04분


유엔 결의안 미국만 기권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앞줄 오른쪽)이 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의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에 대한 표결에서 기권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14개 안보리 이사국이 모두 찬성해 결의안은 채택됐다. 유엔본부=신화 연합뉴스
유엔 결의안 미국만 기권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앞줄 오른쪽)이 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의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에 대한 표결에서 기권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14개 안보리 이사국이 모두 찬성해 결의안은 채택됐다. 유엔본부=신화 연합뉴스
“안전 보장때까지 구호활동 중단”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에서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를 공격한 데 이어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을 공격하는 등 인도적 지원 활동을 방해하자 유엔과 국제구호단체가 분노하고 있다.

더욱이 이스라엘군이 의도적으로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고 유엔 산하단체가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 여론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8일 구호물품을 실은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소속 차량을 탱크로 공격한 데 이어 가자지구에서 목숨을 잃은 구호단체 직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진입한 이 단체의 차량에 탱크 포탄을 발사했다.

더욱이 이날 공격은 이스라엘이 스스로 설정한 하루 3시간의 한시적 휴전 기간 중에 발생한 것이어서 유엔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팔레스타인난민기구는 항의의 뜻으로 이스라엘이 안전을 보장할 때까지 모든 구호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악화되고 있는데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유엔이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또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4일 가자지구 주민 110명을 한 건물에 몰아넣은 뒤 다음 날 이 건물을 폭격해 약 30명이 숨졌다고 여러 명이 증언했다”며 “이스라엘군이 저지른 가장 심각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이날 이례적으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국제인도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ICRC는 7일 가자시티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던 중 한 집에서 굶주림 때문에 서 있기조차 어려운 네 명의 어린이가 이들의 어머니를 포함한 12구의 시신 속에서 발견되는 등 다수의 부상자와 사망자가 방치된 상태라고 밝혔다.

ICRC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 책임자인 피에르 웨타치 씨는 “이스라엘군이 부상자 치료를 돕기는커녕 앰뷸런스의 접근까지 막아 치료를 방해하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꼬집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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