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기구, 화성 유인탐사 10년 프로젝트 새해 가동

  • 입력 2008년 12월 17일 03시 03분


우주인 후보 4명 선발

가는데만 250일… 30일 체류… 귀환길 240일

“여기는 화성” 전화걸면 20분 걸려 지구 도달

인류의 화성 도전 훈련이 내년 1월부터 본격 시작된다.

유럽우주기구(ESA)가 11일 선발한 ‘화성 우주인 후보’ 4명은 다음 달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식 훈련에 들어간다고 사이언티픽아메리카 등 외신들이 전했다.

‘화성500’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ESA와 러시아생의학연구소(IBMP)의 협력으로 진행되며 자원한 러시아 우주인 4명도 함께 참여한다.

유럽 자원자 5680명 중에서 선발된 후보 4명은 28∼40세의 건강한 남성들로 직업도 항공기 조종사, 군 엔지니어 등으로 다양하다. 국적은 프랑스인 3명과 독일인 1명. 이들은 내년 1월부터 이론교육을 받은 뒤 3월부터는 밀폐공간 적응훈련을 받게 된다.

현재 기술로는 유인우주선이 화성까지 갔다 오는 데 약 520일이 걸린다. 가는 데만 250일이 걸리며 화성에서 30일 정도 과학임무를 수행한 뒤 귀로에도 240일이 걸린다. 이 때문에 가장 큰 난제는 인간이 밀폐된 공간에서 17개월을 지낼 수 있는지 여부.

유럽에서 선발된 화성 우주인 후보 중 2명은 러시아 우주인 4명과 함께 러시아가 특수 제작한 밀폐선실에서 우선 105일 동안 생활하게 된다. 나머지 2명은 후보로 대기한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모두 널빤지를 깐 밀폐선실에 들어간 후보들은 우주 상황에 맞게 무선통신 1회선만을 남겨놓은 채 외부와의 연락을 단절하며 조종과 긴급상황 대처법, 과학실험 등을 수행한다. 휴식시간에는 선실 내 작은 인공온실에서 채소를 가꾸거나 책을 읽는다.

우주선이 화성에 접근했을 때 이들이 보낸 통신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0분. 이를 감안해 훈련 중에는 신호를 보낸 뒤 40분 뒤에야 센터의 회답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우주인 후보들은 훈련을 받기 위해 모두 3년 동안 가족을 비롯한 외부와의 연락을 단절해야 한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사람들이 현재로선 첫 화성 우주인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인류가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리기까지는 아직 10여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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