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무역 투톱’ 모두 한국통

  • 입력 2008년 12월 5일 03시 00분


상무장관 리처드슨 내정… USTR 대표엔 베세라 의원 유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3일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차기 행정부 상무장관에 지명했다. 그는 또 대외무역을 총괄하는 무역대표부 대표(장관급)에 하비에르 베세라 민주당 하원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행정부의 통상과 무역을 담당할 두 사람은 모두 히스패닉계라는 공통점과 함께 한국 문제에 관심이 많은 지한파(知韓派)이기도 하다.

“한국인은 모두 내 친구”

▽‘북한통’ 리처드슨=미국 내 유일한 히스패닉계 주지사인 리처드슨 상무장관 내정자는 연방 하원의원 7선의 경력 이외에도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유엔 대사와 에너지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이번 대선에서 히스패닉의 지지에 기대 민주당 예비경선에 출마했지만 중도 포기했다. 그는 클린턴 집안과의 깊은 인연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클린턴 대신 오바마 후보 지지를 선언해 히스패닉계 표 몰이에 일조했다.

그는 주지사 신분으로 2005년 10월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면담하고 영변 핵시설을 둘러보는 등 북한을 6차례나 찾았던 북한통이다. 그의 보좌관 토니 남궁 박사는 “북한이 가장 신뢰하는 미국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리처드슨 내정자는 2006년 9월 본보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인은 다 내 친구”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외교안보 전문대학원인 플레처스쿨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다.

▽베세라, 보호무역? 자유무역?=1993년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4선에 성공했다. 하원에서 무역문제를 다루는 세입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노동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한 편이다.

교민 밀집 LA가 지역구

베세라 의원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3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최근 “NAFTA 찬성은 실수였다. 후회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과 오만, 콜롬비아와의 FTA에도 줄줄이 반대했다.

하지만 싱가포르, 페루와의 FTA에는 찬성하는 등 다소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의회 비준을 앞둔 한미 FTA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한국 교민들이 밀집한 로스앤젤레스를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한미의원교류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베세라 의원은 의회 발언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남북 이산가족 문제 등을 종종 언급하기도 했다. 스탠퍼드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땄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