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침체는 1년전 벌써 시작… 73개월 파티 끝났다

  • 입력 2008년 12월 3일 02시 58분


■ 美경제조사국 “거의 모든 지표 침체 확인” 발표

전문가 “내년 중반까지 지속… 대공황이후 최장 가능성”

버냉키 금리인하 시사에도 어제 다우지수 7.7% 급락

미국 경기침체 시점을 판단하는 데 권위가 있는 전미경제조사국(NBER)이 미국 경제가 지난해 12월부터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해 1982년 이후 침체가 가장 길게 이어지고 있다고 공식 선언했다.

민간기구인 NBER의 경기순환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73개월간 지속된 경기확장 국면이 지난해 12월 종료됐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1일(현지 시간) 이같이 발표했다.



○ 소비심리-고용-부동산값 ‘뚝뚝’

NBER에 따르면 올해 들어 2분기(4∼6월)까지 국내총생산(GDP)이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일자리 등 다른 지표들을 종합해 보면 경기가 지난해 12월 정점을 지나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GDP가 2개 분기 연속 감소할 때 경기침체가 시작된 것으로 규정하지만 NBER는 GDP 등 생산 측면과 함께 고용, 실질소득 등 종합적인 경제 상황의 움직임을 수개월간 지켜본 뒤 경기 확장과 침체 등 경기 사이클을 결정한다.

미국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0.2% 하락한 뒤 올해 들어 1분기(1∼3월) 0.8%, 2분기 2.8%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다 3분기(7∼9월)에 마이너스(―0.5%)로 위축됐다. NBER는 올해 1, 2분기 성장률은 세금환급 조치로 다소 왜곡된 것으로 보고 있다.

NBER의 이날 발표는 미국의 경기확장 국면이 2001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73개월간 지속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NBER의 경기순환추적 기법에 따르면 경기확장 국면의 정점과 경기침체 국면의 시작은 같은 달에 이뤄진다.

이번 경기침체는 지난해 12월에 시작돼 1년 가까이 지속됐기 때문에 1970년대 중반과 1980년대 초반 각각 16개월간의 침체에 이어 대공황 이후 3번째로 긴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부분 현재의 미 경기침체가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 대공황 이후 최장의 침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제조업지수 26년 만에 최저

이 같은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12월 첫 거래일인 1일 뉴욕 주식시장은 폭락세를 연출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8,149.09로 지난 주말 대비 679.95포인트(7.70%)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98.07로 137.50포인트(8.95%) 하락했다.

NBER가 미국 경제의 침체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미국의 11월 제조업 경기가 26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소식은 투매를 부추겼다.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이날 11월 미국 제조업지수가 36.2로 떨어져 1982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제조업지수는 50 이상이면 경기 상승을,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를 강력히 시사했지만 증시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한 연설을 통해 “신용위기가 지나간 뒤에도 경제는 한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현행 1%인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전통적인 방식의 금리정책 여력이 제한적인 것은 분명하다”며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FRB는 15, 16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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