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외국인 유학생 감시 강화 법안 논란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EU지역외 국가대상… 학계 “사생활-인권 침해”

영국에서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감시체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추진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유학을 가장한 불법 체류자와 가짜 교육기관을 단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새 법안은 학교 측이 유럽연합(EU)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외국인 유학생을 입학시킬 경우 반드시 정부로부터 공인 면허를 받도록 하고 있다. 면허가 발급된 학교들은 유학생이 10차례 이상 강의나 세미나에 결석할 경우 정부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유학생의 개인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지문을 날인하고 신분증을 발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국 유학생들은 비(非)EU 국가 출신으로 감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권단체와 학계에선 이 같은 조치가 학생들의 사생활과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영국 대학노조의 샐리 헌트 위원장은 “이민관리 체계에 대학이 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밝혔다.

영국 대학가에선 이번 조치로 외국인 학생들이 영국 유학을 꺼릴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현재 영국을 찾는 해외 유학생은 매년 35만 명 수준으로 이들이 생활비를 제외하고 내는 학비만 25억 파운드에 이른다.

이에 대해 영국 내무부는 “새 법안은 공부를 목적으로 오는 유학생들을 가려내고 가짜 교육기관을 없앨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대학에서 학사과정 이상을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은 올해 4월 기준으로 4000명이며 어학연수생을 포함하면 1만7000여 명에 이른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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