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기때 두마리 토끼 잡자”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최근 경기부양책 통해 SOC 확충 - 고성장 노려

소비 통한 내수 확대 없어

선진국 정책과 크게 차이

중국이 세계적인 금융위기에서도 사회 인프라 구축과 산업구조 고도화 등 전략과제의 조기 해결과 고속성장률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현실화되기 시작한 9월 중순 이후 최근까지 두 달 새 경기부양 조치를 무려 15차례나 발표했다.

경기부양 조치는 수출 지원을 위한 수출환급세 상향 조정부터 부동산과 주식시장 부양책, 금리 및 지급준비율의 인하, 감세와 사회 간접자본 확충 등 전 분야에 망라돼 있다.

중국이 이처럼 ‘소나기식’으로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것은 최근 들어 경기가 예상외로 빨리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4∼6월) 12.6%였던 경제성장률은 올해 2분기 10.1%를 마지막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에 종지부를 찍었다. 3분기(7∼9월)엔 9.0%까지 떨어졌다.

중국 정부는 내년에도 8∼9%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외국의 전문기관들은 높아야 7∼8%, 낮으면 5.5%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기부양책은 국민의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 확대라는 일반적인 선진국의 정책과는 크게 차이가 있다.

9일 발표된 4조 위안(약 780조 원)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엔 △철도 도로 공항 등 사회인프라 구축 △임대형 주택 대규모 건설 등 주거안정 사업 △상수도 등 농촌기반시설 확충 △기술혁신과 산업구조 고도화 △생태환경 건설과 오염방지 처리, 에너지 절약 가속화 등 중국이 그동안 추진해 온 전략과제가 대부분이다.

농민의 소득증대 방안도 양곡·농기구 보조금 확대와 경작권의 매매 허용 등 주로 장기 전략사업에 치중돼 있다. 기업에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부가가치세 감면은 1200억 위안(약 23조3820억 원)에 불과하다.

이균동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공사는 “중국은 이번 위기를 경제구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며 “장기과제 사업비를 조기에 집행해 총수요를 확대함으로써 경제성장률 저하도 막고 전략과제를 조기에 달성하자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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