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바마 시대]“각료 인선 신중하게 서두르겠다”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핵심공약 초기 몰아치기-단계 이행 고민

‘바로잡아야 할 부시 정책’ 200개로 압축

“신중하게 서두르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차기 각료 인선 원칙을 이렇게 제시했다.

그는 이날 첫 기자회견에서 “최대한 서둘러 추진하겠지만 서두르는 만큼 동시에 ‘신중함’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수주일 내에 최고의 경제팀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재무장관을 포함해 당초 예상됐던 경제팀 조기 발표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을 헤쳐 갈 야전사령관을 인선하는 데 있어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오바마 당선인과 참모들은 광범위한 선거공약 중 무엇을 집권 초기에 밀어붙일지, 나중으로 미뤄도 될 것은 무엇인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오바마 당선인은 최우선 과제로 경제위기 극복을 꼽았지만 그의 참모들은 의료보험과 기후변화, 에너지 분야 등 개혁 과제들을 일시에 추진할지, 아니면 시간을 갖고 순차적으로 다룰지 고민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동시다발로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이른바 ‘빅뱅(대폭발)’ 전략과 실용주의에 바탕을 둔 단계적 접근법은 선거 수개월 전부터 오바마 캠프 내에서 대립해 왔으며, 최근 오바마 당선인에게 전달되는 메모에서도 이 두 전략 간 갈등이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것.

프랭클린 루스벨트, 존 F 케네디, 린든 존슨,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등 역대 대통령의 취임 초기 몇 개월을 정밀 분석해 온 오바마 진영은 새 대통령은 많아도 3개를 넘지 않게 최우선 과제를 정해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오바마 진영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아래서 취해진 행정명령 등 여러 조치 가운데 신속히 바로잡아야 할 대상을 200개로 압축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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