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치’ 자제… 시카고 머물며 정국 구상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시카고 자택 철통경호7일 미국 시카고의 그린우드가에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 주변에서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하고 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뉴스
시카고 자택 철통경호
7일 미국 시카고의 그린우드가에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 주변에서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하고 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뉴스
■ 영향력 커진 오바마… 부시 배려 국정참여엔 선긋기

내일 백악관 방문… 부시와 정권인계 협의

세계 지도자들과 활발한 ‘전화외교’ 시작

부시 “정권 인수 최대한 협조” 라디오 연설

7일 오후 미국 시카고 힐튼호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첫 기자회견을 하는 현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어느 때를 막론하고 미국에는 한 정부에 단 한 명의 대통령이 있었을 뿐이다. 내년 1월 20일까지는 현재의 행정부가 통치하는 정부다”라고 강조했다.

8일 첫 라디오 연설에서도 “현재 미국의 지도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울프스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권력의 추가 급속히 이동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오바마 당선인은 헌법에 따라 44대 대통령으로 정식 선서를 하기 전까지 어떠한 결정이나 명령도 내릴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내 많은 전문가는 오바마 당선인이 10일 부시 대통령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정권인수인계와 관련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지만 취임하기 전까지는 대체로 시카고를 떠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에서 정권인수위원회를 이끌며 차기 정권의 각료들을 선정하고 인재풀을 점검하면서 인수인계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좀 오래된 이야기지만 역사가들은 1860년대 제임스 뷰캐넌 대통령과 에이브러햄 링컨 당선인의 정권인수인계 과정의 불협화음이 남북전쟁의 원인 중 하나가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도 8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임기 말까지 정권 이양 작업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해 오바마 당선인의 정권 인수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오바마 당선인은 당선 축하 인사를 겸해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 활발한 ‘전화외교’를 시작했다.

그는 6일(한국 시간 7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9개국 정상들과 통화를 한 데 이어 7일에도 이집트,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등 6개국 지도자와, 8일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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