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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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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축’ 이란등 잇달아 환영
“봉쇄 끝내라” 워싱턴 떠보기
‘오바마 시대’가 개막하면서 과거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불렸던 이란을 포함해 반미(反美) 국가들도 잇달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일방적 패권주의로 대립각을 세웠던 조지 W 부시 행정부와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의 표현이지만 속내는 훨씬 복잡하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6일 분석했다.
마누셰르 모타키 이란 외교장관은 5일 성명을 통해 “오바마 후보의 당선은 대외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는 미국인들의 표심이 반영된 것”이라며 “미국의 이미지를 바꾸고 해외침략을 그만두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도 “미국이 전쟁과 봉쇄정책을 철회하고 외교와 대화를 채택하기를 바란다”고 환영했다.
남미 좌파 정권들도 일제히 환영의사를 보였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외교부 성명에서 “오바마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새로운 관계를 모색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오바마 후보의 당선을 “위대한 역사적 승리”라고 표현했고,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오바마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악의 축’ 국가 중 하나인 북한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오바마 당선인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의사를 밝혀 온 만큼 기대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국 대선일인 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정 사진을 내보낸 것도 직접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겉으로는 환영 분위기지만 속으로는 워싱턴의 정책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짐짓 이리저리 찔러 보려는 움직임도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5일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체제에 대한 대응조치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첫 시험이자 확실한 경고”라고 해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